카테고리 없음

정원에서...

그림자세상 2014. 5. 5. 09:17

 

 

 

 

 

밝음, 기쁨, 어떤 밝음이건 어떤 기쁨이건 죄스러운 마음이 드는 시간들입니다. 그 마음으로 걷는 길에 환한 빛 바라는 일마저 고개 제대로 못 들 일이라는 마음도 없지 않습니다만, 학생들 시험 감독 마치고 예상보다 일찍 오게 된 길에 들러 앉았습니다.

 

물에 잠긴 배에서 끈으로 서로 묶고 구조를 기다리던 마지막 모습으로 잠수대원에게 발견되었다는 두 학생의 기사를 보고 눈물 쏟던 그 눈과 그 마음으로 이런 모습을 보고 환한 햇살 쬐는 것이 미안하고 죄스러움 마음 없지 않으나 그냥 이리 앉았습니다.

 

환한 햇살인데 환하게만 볼 수 없고

어여쁜 꽃인데 그 어여쁨 온전히 안을 수 없는

묵직하게 아픈 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봅니다.

 

그 아이들이 함께 누려야 마땅했을 이 햇살과 꽃, 어디건 따스한 기운 가득한 세상에서 그 가여운 아이들 따뜻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