Texts and Writings/My poems

낙화암

그림자세상 2010. 9. 21. 15:10

낙 화 암

 

여 국 현

 

 

울음소리가 들리데

나즈막히

찬찬히 바람이 부는데
강은 고요하게

그러나 물살 빠르게 흐르는데

울음소리가 들리데

손을 내밀었지

귀를 기울이며

훅 잡아채는 손길 있어

나는 훨 날아

아래로 아래로 떨어졌지

천 년도 넘는 시간을 하강했지

보이데 거기

강 속 깊은 밑바닥에 보이데

거기 있데 그 모습

나즈막히 들리던 울음소리

백제의 슬픔

유린 당하지 않은 백합

천년도 넘는 세월을

그 깊은 데서

나즈막히 울고 있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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